4 4월 2025

영화 ‘파묘’ 속 풍수의 진실과 오해

영화 파묘가 천만 관객을 눈앞에 두고 있다. 기존에 명당, 대풍수와 같은 풍수를 소재로 한 영화가 있었으나, 이만큼의 흥행은 처음이다. 풍수학자로서 반갑지만, 영화를 본 후 필자는 몇 가지 아쉬움을 느꼈다.

파묘는 ‘무덤을 파헤친다’는 의미로, 묘를 다시 파서 이장하거나 소각하는 행위를 뜻한다. 일반적으로 이런 행위는 후손의 불행을 막기 위해 이루어진다. 영화 파묘는 이런 ‘묫바람’으로 인해 시작된다. 주인공 화림(김고은)이 대물림되는 우환을 풀기 위해 LA의 재벌 가문을 찾아가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묫바람이란 조상 묘지가 후손의 운에 영향을 미친다는 풍수 사상에 기초한다. 좋은 땅에 조상 묘를 쓰면 후손에게 긍정적인 기운이 전해지고, 나쁜 땅에 묻히면 불운이 닥친다는 이야기다. 파묘는 나쁜 땅에 묘가 놓여 발생하는 불운을 다루고 있다.

이 영화에서 무당 화림과 함께하는 이들 사이의 갈등과 화해는 흥미롭게 다가온다. 하지만 영화 중반에 들어 ‘쇠말뚝’이라는 새로운 요소가 등장하며 이야기가 급격히 변한다.

쇠말뚝은 땅의 기운을 차단해 후손에게 재앙을 불러오는 도구로 묘사된다. 파묘에서는 이를 한일 간의 역사적 갈등을 반영한 설정으로 해석한다. 일본의 침략 역사와 연관 지어 묘사된 쇠말뚝은 한일 풍수 전쟁을 암시하는 요소로 등장한다. 이러한 설정은 조선 정벌을 꿈꾸던 도요토미 히데요시와 그 후손의 복수심을 강조하기 위한 영화적 장치로 보인다.

영화 후반부에서 무당 화림과 풍수사 상덕(최민식)은 쇠말뚝을 제거하려는 판타지 장면을 연출한다. 이는 영화적 허구로서 창작의 자유가 있지만, 역사적 사실을 왜곡한다는 비판도 가능하다.

영화가 재구성한 쇠말뚝의 의미는 다음 세 가지 왜곡을 포함한다. 첫째, 삼각점과의 혼동이다. 일본은 1895년, 조선을 측량하기 위해 삼각점을 설치했다. 이 삼각점은 풍수와는 무관한 위치 표식일 뿐이다. 하지만 영화는 이를 악의적 도구로 묘사해 왜곡된 역사를 보여준다.

둘째, 영화 속 음양사 무라야마 쥰지는 실제 인물인 무라야마 지쥰을 모델로 하고 있다. 그는 조선의 풍수를 연구해 많은 저서를 남긴 학자였으나, 영화는 그를 일본의 침략 도구로 묘사한다. 이는 그의 학문적 업적을 폄훼하는 것이다.